촛불에 진보는 없었다.

길게는 가지 않겠다. 그동안 생각을 하면서, 이 문제는 포스팅 한두개로 땜빵하고 치울 성질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먼저, 촛불에 진보는 없었다. 그렇다고 촛불에 보수는 있는가? 보수도 없었다. 그럼 우린 지금 촛불을 무엇으로 규정해야 하나?

말로 길게 설명하는건 읽기 힘들기 때문에, 한번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을 하려 한다. 툴은 윈도우즈에 공짜로 딸려오는 그림판.




일반적으로 진보세력이나 보수세력이나(이렇게 지칭하는 것도 매우 싫어하는 분도 있으나, 실상 자칭 보수도 보수의 한 떨거지긴 하니까 보수라고 지칭하는 것.) 이런 구도에 익숙한게 사실이다. 진보는 언제나 세력이 미약했고, 보수는 강대한게 이나라 현실이기도 했다. 물론 진보도 다 같은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다 같은 보수도 아니긴 했지만, 이나라는 진보는 진보 내부에서 또 싸우고(NL이랑 PD랑 싸우는것도 그 중 하나), 보수는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이익 앞에선 염치 불구하고 뭉치는걸 그런대로 잘 했다. 물론 최근에 조갑제씨와 지만원씨가 따로 노는게 눈에 보이는데, 사실상 이명박은 정치철학 자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니 보수 내부 분쟁이라 보긴 힘들다. 보수가 실수한거라고 하면 맞고.

그런데, 이 구도가 이번 촛불문화제부터 시작한 시민불복종에선 달라졌다. 그림으로 보는게 더 편할거다.



대강 이런 상황이다. 정치적으로 완전 중립 상태였던(진보 입장에선 보수고, 보수 입장에선 진보인) 세력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마냥 진보와 보수 옆구리에서 소리치고 있다. 이들의 이념은 간단하다. "우리도 사람이야, 사람이라고! 앙?"

저들이 진보의 공작으로 생겨났다고 보수 인사들은 착각해선 안된다. 저들의 분노는 순수하게 정치 철학이 전무한 이명박의 개삽질을 보고 일어났을 뿐이다. 가장 순수하고 무서운 분노다. 저들이 이명박을 끌어내리는건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들이 처음부터 가졌던 의도인 밥상 안전과 가계 안정을 위해서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을 준비는 마친 상태다. 신랄하게 말하자면, 지금 시민불복종을 외치고 있는 사람들중에 극대다수는 진보와 보수의 뿌리깊고 골치아픈 대립에 대해선 완전 무지한 상태이다. 지금이야 이명박 하나 간수하느라 힘들어서 헉헉대는 보수층이 시민에 뭔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으니 이들이 이명박에 섞여있는 보수층을 비방하는 것이지, 언제든지 보수층이 진보측보다 더 시민에게 어필할만한 공약으로 재무장하면 진보측을 언제든지 비방할 준비도 되어있다.

즉, 현 촛불시위는 그 역사도 짧고, 역사가 길 것 같지도 않은 또다른 성향의 정치세력이다. 그리고 이들은 기존의 정치세력들을 거부하고 있다. 아니,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조차 모른다. 그렇기에 이들은 모든 정치적인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명박이 자신들의 안전을 위협하는건 알고 있지만, 이명박이 이 나라를 어떻게 망칠지는 잘 모른다. 그건 현 진보의 하나의 아이콘이라 해도 무방한 진중권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시민들 사이에서 같이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귀닫니 이명박에게 쓴소리 퍼붓는 사람으로서 고맙고 신뢰를 하는 것이지, 과연 진중권씨가 밟아왔던 과거의 행적들을 다 이해하고 신뢰를 하는 것일까는 잘 따져봐야 한다. 막말로, 시위대에는 디워빠도, 노빠도 함께하고 있다.


그렇다면 '좌로 삼삼삼 우로 삼삼삼'이란 상품명을 가진 글루's 에서 좌로 삼삼삼 놀거나 우로 삼삼삼 노는 사람들은 좀 더 사태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시위대를 무조건 비방하는 것이나, 시위대를 무조건 옹호하는 것이나 하는 식의 제 편 챙기기식 포스팅이나, 시위대에 진보적 성향을 부여하는 포스,팅이나, 시위에 보수적 성향을 부여하는 포스팅도 섣부른 판단은 아닐까? 혹시 진보와 보수는 과거의 숙적을 상대하던 식의 접근법으론 그 어떤 타협도 거절하는 새로운 정치집단을 눈앞에 두고 그들의 본질을 재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옹고집들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판 한복판에 떡하니 박혀서 세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는 보수측이 거기에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지만, 글쎄..... 보수가 해먹은게 있으니 버티는 것이지, 나중에 보수가 사라진다 쳐도, 진보는 저런 세력의 집중다구리를 견딜 힘은 있나 따져봐야 할 노릇이다.


막말로 보수는 멀티 8개 먹고 자원 4만 쌓아둔 저그고, 진보는  멀티 두개에 포톤 40개 깔아두고 템플러랑 리버 10개씩 박아둔 프로토스였다. 근데 자원 4만을 쌓아두고 멀티 8개 먹은 저그랑 스트리트 파이트를 벌이는 그 테란 화력을 프로토스가 뭘로 감당하겠나? 얼라이언스지. 진보가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보수쪽에서 시민들에게 얼라이를 할 생각이 없다고 판단될때, 테란에게 얼라이 작업을 거는것이 현명할 것이다. 물론 테란이 얼라이 하져 하면 넙죽 받아먹을 상대는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다음번엔 진보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이번 사태에 뭘 했는가를 조목조목 따지려 한다.

그전에 혹시 오타난게 있으면 지적해 주시고, 이 견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하신다면 근거까지 따져서 코맨트에 달아주시기 바란다. 물론, 이 블로그는 비로긴닉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축생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비로긴닉으론 이명박 대통령이나 진중권 교수가 와도 대답 한마디도 안할거란 사실은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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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월의시인 | 2008/07/02 13:25 | 개인적인 생각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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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노스군 at 2008/07/02 14:23
스캐럽 풀로 채운 리버 10기에 템플러 마나 풀인거 10기있고 멀티2개 쌩쌩하면야 모르지.
어디 떡밥을 물어봐라 싼덕!
Commented by 세월의시인 at 2008/07/02 14:30
브루드링
Commented by 노스군 at 2008/07/02 14:31
설마 넌 내가 로그인을 하고 덧글을 달았다고 믿은거냐?
Commented by 세월의시인 at 2008/07/02 14:33
자기 블로그를 써 넣으면 그게 로그인이랑 다른게 뭐가 있수......
Commented by 노스군 at 2008/07/02 14:35
다르지. 이글루스에서는 비로긴 상태는 블로그를 써 넣어도 일부 덧글을 볼 수 업ㅂ다!
Commented by 세월의시인 at 2008/07/02 14:35
헉......
Commented by 노스군 at 2008/07/02 14:38
물론 이글루스에서는 비로긴 상태로는 덧글을 달 수 업ㅂ게 하는 경우도 있지!
Commented by Gillipolla at 2008/07/02 17:22
이게 참 애매한게 어떻개보면 국민의 건강권은 보수가 피터지게 외쳐고 수호해야하는데 촛불집회에 최전선엔 진보들이있는거죠 그러니까 서로 벙찔수밖에-_-;;;뭐 나누자면그렇다는거죵..이건 뭐 이미 이념보단 상식과 비상식의 전쟁같아요.
Commented by 라이프펜 at 2008/07/02 17:37
저기 빨간색 보수라고 쓰여진 공을 파란색으로 바꾸시고, 대신 괄호열고 (대부분 수구 & 일부 보수) 라고 하시면 좀더 그림이 맞을듯 합니닷. 그리고 진보는 빨간색을 ^^ 시민들 공은 이왕 무지개색으로 해주시면... ㅋㅋ
Commented by 세월의시인 at 2008/07/02 20:12
음...... 별 생각없이 색 선정한건데 색깔이 또 문제가 되는군요. 다음부턴 초록색이랑 자주색을 써야 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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